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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기간이란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그 잃어버린 것 때문에 마음껏 아쉬워하고 슬퍼하는 기간을 말한다. 이 애도기간을 잘 보냈을 때 잃어버린 것을 놓고 새롭게 찾아온 삶을 잘 살게 되는 것이다. 이 애도기간에는 마음껏 슬퍼하고 아쉬워하는 것과 주변의 사람들이 찾아와서 함께 슬퍼하고 아쉬워하며 슬픔에 젖어있는 사람을 격려하고 용기를 주는 일을 한다. 예를 들어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3일간 혹은 5일간 장례를 치른다. 이 기간 동안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과 잘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더 잘해드리지 못한 아쉬움을 전하며 그동안 함께 해왔던 것을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것에 대해 애통해 한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함께 슬퍼하고 위로하는 것이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마음껏 애도할 때 그 다음의 삶을 새롭게 살아갈 힘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소유욕을 갖고 있다. 그러기에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갖은 애를 쓰다가 잃어버렸을 때는 슬퍼하고 아쉬워하고 서운해 한다. 소유하고 있던 기간이 오래되거나 많은 정성을 들인 소중한 것이라면 더 슬퍼하고 더 아쉬워하게 된다. 이 소유욕에는 장소, 땅, 사람, 돈, 건물, 수많은 사상, 책 등 모든 것을 포함한다. 심지어는 자신을 고통스럽게 해서 ‘제발 떠났으면...’ 하며 집착하던 것도 떠나는 상황이 되면 아쉬워하게 된다. 사람에게 있는 이 소유욕이 집착을 만들고, 편견을 만들고, 선입견을 만들고, 절대이념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때가 되면 사라지게 되어 있다. 이것들이 떠나갈 때 충분한 애도기간을 갖는 것이 삶을 사는데 유익할 것이다.
며느리가 시집을 와서 시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다고 하자. 그리고 시집오면서 새 살림을 사와서 시어머니가 사용하던 살림살이는 어쩔 수 없이 버리게 되었다 하자. 이 때 무조건 옛날 것은 구닥다리이고 쓸모없다 하면서 처분하면 그 물건을 귀중히 여겼던 것을 떠나보내는 어머니의 마음을 무시하는 것이 되어서 고부간의 갈등의 원인이 될 것이다. 이 때 며느리는 그 가구에 대한 어머니의 추억, 그걸 사기 위해 한 푼, 두 푼 모았던 기억들, 그 물건을 사와서 뿌듯해했던 행복한 기억들을 들어주고, 가슴에 묻혀있는 시어머니의 옛날이야기를 듣고 어머니의 마음을 알아주면서 교체를 할 때 고부간의 정이 더욱 돈독해 질 것이다.
며칠 전 기숙사에 있는 아들이 와서 동생에게 말도 하지 않고 고데기를 갖고 가버렸다. 그런데 오빠의 학교에 가서 가져올 수도 없었다. 큰 딸은 자신의 허락도 받지 않고 가져간 것에 화내고 서운해 하며 “나도 당장 내일 아침에 필요한데 어떻게 하냐? 빨리 갖고 와~!”하고 큰 소리를 질렀다. 이럴 때 큰 딸의 마음은 자신의 소중한 것이 사라진 것에 대해 슬퍼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 충분히 서운해 하고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도록 허락했다. 그러면서 큰 딸의 심정이 되어 공감하며 위로를 해주었다. 그러자 큰 딸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피어나더니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고데기를 빌려와 사용했고, 스스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죽음이란 내 곁을 떠나는 모든 것을 죽음이라 할 수 있다. 친한 사람이 멀리 떠나서 다시 볼 수 없는 것, 재산을 잃는 것, 기억을 할 수 없는 것, 직장을 떠나 정년퇴직하는 것, 친구와 헤어지는 것, 결혼했다 이혼하는 것, 자신의 생각을 알아주지 않는 것....등. 이런 경험을 했을 때 나도 충분히 서운해 하고 슬퍼하고 화를 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보는 주변 사람들도 같이 위로하고 함께 슬퍼하고 서운해 하고 공감하면서 식사도 함께 하고 마음을 나누면 이 일로 더욱 활기 넘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애도기간을 허락하는 것은 상황에 따라 몇 분일수도 있고, 며칠일 수도 있고, 몇 달 일수도도 있다.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살펴주며 어려울 때 서로의 삶에 힘을 만들어 주어야 더욱 의미 있는 애도기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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