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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이나 일이나 사람과의 만남 등 모든 것에는 시작할 때가 있으면 그만 둬야할 때가 있다. 결혼이나 직장이나 모임이나 모든 것을 시작할 때는 반갑고 기대감을 갖고 시작을 한다. 그러나 떠날 때는 떠날 수밖에 없는 어려움과 단점이 있고 그 때가 되어서 떠날 때는 행복하게 떠나야 한다. 사람들이 만날 때는 반갑게 만나지만 떠날 때는 문제가 있어서 떠난다. 그래서 지금까지 좋았던 시간을 모조리 안 좋은 것으로 만들어버리곤 한다. 이 얼마나 아쉬운 태도인가!
사람이 80년의 인생을 사는 동안 수 없이 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경험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모든 것을 다 놓고 떠나간다. 세상을 떠날 때 ‘산다는 것이 다 헛된 것이다.’라고 말하며 떠날 수도 있고, “삶이란 참 좋은 것이었다. 참 감사했습니다.”하며 큰 절하고 떠날 수도 있다. “인생은 헛되고 헛되다”라고 말하면서 떠날 것인가? 자신의 삶을 성공적으로 살았느냐? 실패로 살았느냐의 결정은 떠날 때의 마지막 고백에서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떠날 때의 마지막 고백이 나의 삶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런 논리로 보면 전도서의 저자는 사는 날 동안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지혜와 부와 권력과 온갖 좋은 것을 다 누렸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고백은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현대의 많은 사람이 전도서를 읽으면서 지혜를 깨닫는다. 그러면서 저자의 무궁한 혜안을 읽을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마워한다. 그러나 정작 저자는 아쉬운 것이 많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살아온 모든 좋은 것들이 사라지고 ‘헛되다’라는 마음을 품고 다른 세상으로 갔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이 물질적으로 좀 없이 살았어도 마지막 순간에 “덕분에 참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면 그 삶은 성공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쁨과 감사를 가슴에 품고 새로운 세계로 향하기 때문이다. 누가 삶을 잘 살았는지는 마지막 고백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있기도 했고, 지금은 여러 군데 강사로 있으면서 만나고 떠나는 경험을 많이 한다. 처음 교회에 부임을 할 때나 강의가 들어올 때는 참 좋다. 그러나 약속된 시간이 되어 그만 두어야 할 때는 아쉽다. 예를 들어 나는 7년 동안 영주에 있는 교회에 있었다. 영주에서는 M.P.M훈련의 모든 것을 만들어 내었고 목사님과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내 삶에서 잊을 수 없는 고마운 곳이다. 그러나 떠나기 얼마 전에는 사택을 새로 짓느라 재래식(푸세식) 화장실이 있는 집에서 살림살이도 절반밖에 가져가지 못했으며, 교회와 학교의 조직에서 제외되었다. 그 당시 내 나이가 41살이어서 새로운 목회를 시작해야 하는데 저금한 돈도 없이 떠나게 되어 암담하고 마음이 상했다. 그래서 몇 달을 가슴앓이하면서 속상해해서 병이 날 정도까지 되었다. 그러다가 고민 속에서 깨달은 사실은 ‘그동안 참 좋았다’는 것이다. 지금의 감정 때문에 과거의 나의 노력과 또 좋았던 것까지 헛된 것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자 다시 내 가슴에 기쁨이 생기고 생기가 넘쳤다. 아하! 또 하나의 깨달음의 순간이었다.
지금 자신의 삶 속에서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기분이 나빠서 떠나려고 준비하고 있는가? 그러면 이제까지는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았을 것이다. 그러면 떠날 때는 온갖 부정적인 말과 비난과 악담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으며 떠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남아있는 사람들은 자기 몫의 삶을 살고, 떠나는 사람은 “그동안 참 유익했으며, 고마웠으며, 참 좋았다.” 라고 말하고 내게 다가오는 삶을 만나야 할 것이다.
좋은 이별을 하는 태도가 또 다른 좋은 만남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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