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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달덩이 / 날짜 : 2016-09-18 조회 : 1570 / 추천 : 508
61기 사랑학교를 마치고 나서...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 입장인 내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내의 집요하리만큼 간곡한 부탁과 애절함이 두 아들을 데리고
2박3일을 결심하게 만들었다.
굳이 설명하자면 노동운동 한답시고 마음 아프게 했고
남편의 빈자리를 말없이 채워준 아내의 대한 최소한의 인사치레였다.
그리고 환한 웃음으로 가족들을 대하는 모습을 기대했던
나의 욕심 때문이기도 했다.

막상 날개영성하우스에 도착하자 그 용기도 사라지고 있었다.
이곳에서 어떻게 2박3일을 버티지?
조합원들은 단식하고 수 십 일째 농성 중인데? 내가 뭐하는 짓이지?
온갖 죄책감과 번뇌가 나를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그저 그런 교회 프로그램처럼
마지막엔 "교회 잘 나가고~천국가세요"라는 결론을 난 이미 내고 있었다.

쉬는 시간도 없이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과정은 몸을 괴롭혔다.
다리에 쥐를 나게 했고 담배 생각만 간절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빠져들고 있었다.
여기의 나와 이곳의 나를 구분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나는 무얼 위해 살아왔고 앞으로 무얼 위해 살아갈 것인가는
고민해오던 내 삶의 화두였다.
그런데 그걸 여기서 고민하게 될 줄이야!

노동운동 판에서 숱한 사람과 사건을 겪었다.
겉으로는 투사입네 하다가 떠나는 사람들,
자기 잇속은 다 챙기고 말로만 운동을 하는 사람들,
정치에 경력을 위해 뛰어든 사람들.
이 모든 게 나를 괴롭히고 나를 실망시킨 군상들이었다.
7년이 지난 지금 나는 피폐해지려했고 목표를 잃고 표류하고 있었다.

"사실을 누리며 생각과 느낌을 다스리며 내 길을 간다."는
날개님의 준엄한 한 마디는 뒤통수를 휘갈겼다.
어둠으로 가득 찬 터널 속에서 두려움과 혼란을 벗어날 한 줄기 빛을 본 듯 했다.
앞이 훤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숨이 트이는 것 같았다.
목마름이 해소되는 것 같았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 여기의 나를 찾고 공감과 선으로 상대를 대하는 것은
일개 종교를 넘어선 참 나의 본질일 것이다.
유불선을 관통하는 여기의 나, 그것은 최소한 악다구니 세상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경계일 것이다.

사랑과 선을 목적으로 하는 여기의 나! 이것은 결코 잊지 말아야 될
나의 과제가 되었고 목표가 되었다.
내가 무엇을 하든. 어디서 하든, 이 땅에 살아있는 한 말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영적진리와 의로운 세계라는 고개는 넘지 못했던 것 같다.
종교에 의지하지 않으려는 뿌리 깊은 생각과 느낌의 찌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생각과 느낌의 찌꺼기를 지워 나가려 노력할 것이다.
진실과 진리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친 나에게 삶의 목표를 잃지 않게 만들어 준
소중한 기회였다.
또한 동료들에 대한 죄책감을 당당함으로 바꾼 자리였다.

소중한 기회를 나에게 준 사랑하는 아내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 전한다.
그리고 아빠의 부탁을 기꺼이 들어준 두 아들에게도 사랑하는 마음 전한다.
무엇보다 해맑은 눈빛과 근엄한 목소리 마치 큰 산을 보는 듯한 날개님의 모습에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거짓과 저항을 사랑과 선으로 만들어낸 날개님의 진실됨에 찬사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숲이며 나무며 돌맹이 하나하나에도
정성과 희생을 녹아낸 아름님의 손길.
정갈하고 맛깔나게 차린 음식은 또 하나의 재미였음에
진심으로 노고와 정성에 다시한번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