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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아름 하의연 / 날짜 : 2015-04-20 조회 : 1804 / 추천 : 508
첨부파일 : 20150419_103119[1].jpg(4.55MB) / 다운 : 712
누드 김밥

어제 도서관에 가는 딸을 위해, 딸이 좋아하는 누드김밥을 쌌습니다.
재료도 여러 가지 준비하고 김 전체에 밥을 골고루 편 후에 뒤집어서 재료를 얹고
꼭꼭 눌러가며 싸야 해서 꽤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면서 '밥을 사먹으라고 할 수도 있는데 난 열심히 준비해서 주는데
딸은 좋은 성적을 내야 할 텐데...'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간, 내가 공들인 만큼 딸에게 요구하려는 마음이 느껴져서 뜨끔^^; 했습니다.

그런 내 눈 앞에 김밥 재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김밥에 들어가서 감칠맛을 내는 쇠고기.
이 소는 수 년 동안 성장해서 묵묵히 죽어 나에게 왔지만
난 그 소가 잘 자라라고 여물 한 번 준적 없고, 등짝 한번 쓸어준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단무지가 된 무가 목말라 시들어갈 때도
물 한 번, 잡초 한 번 뽑아준 적이 없습니다. 참치, 당근, 오이, 김, 우엉, 마요네즈, 깻잎..
김밥재료가 많을수록 미안한 마음은 더 커졌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잘 자라도록 따사로운 햇볕과
채소의 목마름이 해갈되도록 내려주시는 단비와 영양분을 주신 하나님.
생명의 원천이신 하나님은 아낌없이 이 모든 것을 주시면서
따뜻한 눈길을 내게 보내신다고 느껴졌습니다.
이 식재료와 내 안에 하나님의 사랑이 충만하게 깃들어 있음을 보았습니다.
난 이 귀한 것을 받으면서 푼돈만 지불했을 뿐이며
딸을 다그치려는 엄마의 마음마저 가지고 있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하나님께서 이 충만한 사랑을 환한 웃음으로 나에게 주셨듯이
나도 딸에게 김밥을 주며 성적보다는 딸의 노력하는 모습을, 등급보다는 졸리는 눈 비벼가며 애쓰는 성실함을 보려 합니다.

이렇게 준비한 김밥을 받아든 딸이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고
현하가 오늘따라 더 예뻐 보였습니다.^^이런 맘으로 김밥을 준비해서인지 김밥을 먹는데 남편이 이러더군요."오늘따라 김밥이 더 맛있네. 어떻게 이런 맛이 나지?"라고요.
여러분은 아시겠지요? 이 누드김밥의 비법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