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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영성하우스 마당에 봄이면 진분홍색의 꽃을 피우는
야생 돌복숭아 나무가 두 그루 심겨져 있습니다.
이 나무는 추운 겨울을 지나 봄이 언제 오나 하고 기다리는 저에게
화사하게 단장한 것 같이 꽃을 피워서 제가 아주 좋아하는 나무입니다.
여름이 되니 이 나무에 매실처럼 생긴 돌복숭아가 조롱조롱 달렸습니다.
야생 돌복숭아는 관절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요~!
그리고 한국토종약초연구소장 최 진규씨가 지은
<약이 되는 우리 풀 꽃 나무>란 책에서는
'오랫동안 먹으면 추위와 더위를 타지 않고,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고
특히 신장에 약효가 뛰어나다'고 여러 번 언급하고 있고,
'무병장수하게 하는 선약 중의 선약'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저는 작년에 딴 돌복숭아를 매실청을 담그듯이 황설탕과 1:1 비율로 섞어서
장독에 100일 동안 두었다가 돌복숭아는 건져내고
그 엑기스에 차가운 물을 붓고 얼음을 동동 띄워 차로 내드렸더니
드시는 분들마다 이게 무슨 차냐고? 아~주 맛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씀하시는 걸 들으며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돌복숭아가 조롱조롱 달리고, 이제 수확해야 할 계절이어서
오늘 돌복숭아를 땄습니다.
그런데 이 나무가 우리가 날개영성하우스 짓기 전에 심겨있던 것이라
사다리를 딛고 끝까지 올라가도 윗부분의 돌복숭아는 손이 안 닿네요^^;;
작년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나무 가지에 올라가서 따다가
그만 뚝 떨어졌지 뭐예요~
그 때 날개님은 서울로 강의하러 가셨구요. 아찔했었어요.
떨어지면 비탈진 길이라 한참을 구를 수도 있고,
목뼈라도 다치면 그 날부터 침대에 누워있어야 하는데
그래도 가지에 한쪽 발이 끼어서 낑낑거리고 빠져나왔고
군데군데 멍만 들고 말았는데요,
지금 생각해도 바닥에 바로 떨어졌으면 어쩔 뻔 했나 싶어서
가슴이 서늘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 좋은 야생 돌복숭아를 안 딸 수 없잖아요!
사다리에 올라가서 흔들흔들하면 가지를 꼭 잡고,
우리 차를 그 곁에 세워두어서 차 지붕에도 올라가서 따기도 했습니다.
제가 좀 가벼워서 ㅋㅋ
복숭아 잔털이 내 온 몸에 떨어져 가렵기도 합니다.
그런데 돌복숭아를 따는 제 가슴에는
자꾸 몽글몽글 사람들이 떠오르고
이 차를 나눠 마시고 싶은 사람들의 얼굴이 자꾸 그려졌습니다.
날개영성하우스를 지을 때 기꺼이 자신이 가진 것을 내어주신 분,
때론 실망에 잠길 때 희망을 심어주었던 사람,
힘든 일을 훌~훌 털어버리고 용기 내어 자기 길을 힘차게 가던 사람,
마음 깊은 곳에 있었던 얘기를 하면 흉허물 없이 받아주었던 사람,
보이지 않는 것도 알아보는 세밀한 눈을 가진 사람,
너와 내가 아닌 다 나인 사람들..
어디에 살고 있든지 행복하리라 여겨지는 사람들...
이 분들이 참 고맙고, 보고 싶고, 돌복숭아 차 한 잔을 나누며
안부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돌복숭아가 많이 달린 만큼, 내 가슴에는 고마움이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해마다 더 늘어나는 돌복숭아처럼
나는 더 많이 고마워하며 살아야 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금 열심히 복숭아를 올려다본 내 목은 뻣뻣하고,
날다람쥐처럼 사다리에 올라갔다 나뭇가지에 올라갔다 하며
돌복숭아를 딴 내 몸은 천근만근입니다.
그렇지만 돌복숭아 개수만큼 고맙고 그리운 분들 생각에
마음은 행복합니다.
모두들 행복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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