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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과 내 감정은 하나님이 잘 살라고 보내 주신 나의 종이다.
그러나 사노라면 종이 주인 노릇할 때가 참 많다.
생각이 주인 노릇하여
생각에 머물러 갈팡질팡하고
감정이 주인 노릇하여
풀어질 길 없는 가슴을 꽉꽉 처맬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어느날 내게 찾아온 섭섭함, 약오름, 분함, 무시당함 등의 감정들이
내 삶의 주인으로 자리잡아 하루를 온통 흑색으로 칠 한 날이 있었다.
이 노릇을 어찌해야 하는가를 머리쥐어짜며 펄펄대고 있는데
문득 내게 마치 하나님 응답처럼..
"감정을 넘어가 보자"는 맘이 드는 것이 아닌가..
어떻게 해야 감정을 넘어갈까..
산을 오르는 마음으로 차곡차곡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조용히 내 질투와 만났다.....짜식
또 내 서럼움과 만났다.....글썽글썽..
내 약오름과 만났다......치..^*
섭섭함과 만났다.....가슴을 쓸어내리고..
분함과 만났다.....어..휴..
무시당함과 만났다.....그랬구나..
가만가만히 내 감정들을 돌아보니 온통 무지개 색이었다.
이 감정들이 있어 내 삶이 지루하지 않고 살아 움틀거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하나 나쁜 것이 아니라는 맘이 드니 각기 감정들이 제 갈길로 가는 것이 아닌가..
살면서 버릴 수 없는 것이 감정들 인데
흔히들 좋다고 하는 감정들은 인정해 주면서 좋지 않다고 하는 감정들은 무시하고 싫어하니 요놈들이 더 극성을 부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감정들을 만나고 이 감정들을 인정하고 이 감정들을 보듬어 주었다.
그랬더니 난 내 감정과 내 생각의 주인으로 등극해 있는 것이 아닌가.
내 생각과 내 감정들을 잘 다스리면서 이웃과는 친하게 난 내 길을 가련다.
한껏 가을 분위기가 나는 이 오후..
내게 찾아온 그윽함과 친구하며 산의 정상에서 내려와 있다.
또 어느 날 날 힘들게 하는 감정들이 찾아오면
쌩끗 웃으며 반기리라..
눈물을 동반한 인사가 될 지라도 기꺼이 맞아들이리라..
하야
타다가 말은 등걸로 남지 않고
다 타서 재가 되는 가벼움으로 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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